[직장 내 괴롭힘] 직급이 낮으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될 수 없다고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외부고충센터입니다.
오늘은 우위성 판단에서 거론되는 ‘관계의 우위’가 무엇인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우위성 판단과 ‘관계의 우위’
직장 내 괴롭힘은 흔히 ‘상사가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경우’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우위성에 대해 그보다 넓게 인정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①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②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③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지위의 우위’는 비교적 판단하기 수월합니다.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에서는,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에 놓여있지 않더라도 회사 내 직위·직급 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한다면 지위의 우위성 인정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사실상 행위자가 급수가 더 높거나 관리 직위에 있다면 우위성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급수가 같거나 더 낮은 직원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같은 급수지만 나이가 더 많은 경우, 근속연수가 더 긴 경우, 학벌이 더 좋거나 업무에 있어 직장 내 영향력이 더 큰 경우 등 다양한 관계에서 괴롭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예정해 근로기준법은 ‘관계 등의 우위’ 역시 직장 내 괴롭힘 판단요건 중 우위성이 있는 경우로 명시하는 것입니다.
‘관계의 우위’에 대한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예시 |
수적 측면 | 개인 대 집단 |
인적 속성 | 연령, 학벌, 성별, 출신지, 인종 등 |
업무 역량 | 근속연수, 전문지식 등 |
근로자 조직 구성원 여부 | 노동조합, 직장협의회 등 |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 | 감사, 인사부서 등 |
정규직·계약직 여부 | 정규직 여부 등 |
사실 ‘관계의 우위가 있는지’는 명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직장 내 지위, 관계 중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우위성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한 가지 요소만 가지고 판단하기보다 여러 가지 요소를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행위자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우위성이 있는지는 특정 요소에 대한 사업장 내 통상적인 사회적 평가를 토대로 판단하되, 관계의 우위성은 상대적이므로 행위자-피해자 간에 이를 달리 평가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이 필요합니다.
2. 판례를 통해 살펴보는 ‘관계의 우위’
1) 중앙2022부해1388 판정
중앙노동위원회는 하급자인 그룹원이 상급자인 그룹장을 상대로 다른 그룹원들과 함께 괴롭힘 행위를 한 사건에서, 회사가 내린 출근정지 2개월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그룹장이 조퇴증 발행 기준을 공지한 이후, 이를 문제 삼은 행위자가 무단조퇴로 징계를 받자 그룹장 사임 요구 홍보물 배포, 피켓·현수막 시위, 조회 발언, 연판장 서명 등 집단행동을 주도한 사안입니다.
중노위는 그룹장이 공식적으로는 상급자이지만, 행위자를 포함한 19명이 한 명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행동했고, 그중 다수는 연령과 근속에서 그룹장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심문회의에서 행위자가 “선후배도 못 가린다”는 취지로 말한 점 등을 고려하여, 이들이 관계상 우월적 지위를 형성했다고 보았습니다.
2) 서울행정법원 2021. 9. 9. 선고 2020구합74627 판결
한 부서가 단 세 명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하급자인 행위자는 부서 내 최선임자인 과장과 함께 상급자인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를 노골적으로 배제했고, 사내 메신저에서는 “미친X”, “X노답”, “극혐” 등의 모욕적 표현을 사용하며 지속적으로 비하했습니다. 법원은 비록 행위자의 직위는 피해자보다 낮지만, 최선임자인 과장과 결합해 사실상 지위·관계상 우위를 형성했다고 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괴롭힘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3) 서울행정법원 2022. 1. 18. 선고 2020구합84143 판결
법원은 청원경찰 조원이 청원경찰 조장의 법령상 지도·감독권한을 무시한 채 부당한 업무지시를 한 행위가 지위 또는 관계에서 형성된 우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에서는 우위성 판단 요소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지는 않았지만, 조원이 신임 조장보다 나이와 경력에서 앞선 점 등을 고려해 관계상의 우위성을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조직 내 관계가 복잡한 만큼, 괴롭힘의 양상도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직급과 나이를 떠나, 동료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규정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이상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